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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의 선구자. '더피커' 송경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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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의 선구자. '더피커' 송경호 대표


프로필 사진_하프.jpg

어떤 분야든 어떤 일이든 처음과 시작, 1번의 역할은 어렵다. 그 어려운 자리를 치열하게 수행하고 있는 국내 최초 제로 웨이스트 숍 <더 피커>의 송경호 대표를 만나봤다.

 

<더 피커>는 소비에서부터 시작됐다. 문득 물건을 구매하고 사용 후 세척, 분리하는 일련의 과정이 노동처럼 느껴졌고 소비자의 권리, 폐기물 처리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홍지선 공동 대표와 머리를 맞댄 끝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해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소수만의 임무임을 NGO 활동가 출신인 홍지선 대표를 보면서 인지해왔고 그렇게 해결 플랫폼 <더 피커>가 탄생했다. 물론 시작은 쉽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제로 웨이스트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고 환경 문제는 사업 영역이 아닌 정책 문제라는 걱정이 대부분이었지만 6년이 지난 지금은 그 심각성을 인지한 제로 웨이스트 숍이 우후죽순 늘어났다.

 

매장전경13.jpg

소비문화의 재정의

송경호 대표는 소비문화를 강조한다. 건강한 소비문화가 건강한 지구를 만들 수 있다고 여긴다. 단순히 화폐를 주고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가 아닌 제품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 사용, 폐기까지의 과정. , 제품의 생애 주기가 소비문화이며 이 모든 과정을 고려하고 구매하는 것이 제로 웨이스트라고 정의한다. “생산지에서 탄소 발생량, 물 발생량 없이 지속적으로 생산하는지, 환경에 이로운 방향으로 유통하고 있는지, 필요하지도 않는데 구매하도록 강제적으로 판매행위를 하지는 않는지 소비자들이 제품의 수명 기간만큼 혹은 그보다 더 오래 사용하도록 A/S 서비스 등이 있는지, 폐기할 때도 재활용이 가능한지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은 제품의 생애 주기가 순환이 되어야만 제로 웨이스트가 가능해집니다.”

 

제로 웨이스트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지 말자는 것이 우선순위이긴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매여있다 보면 시작할 수 없습니다. 이 분야의 마스터인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를 집필한 비 존슨은 4인 가족이지만 1년 쓰레기 배출량이 작은 유리병 하나에 들어갑니다. 이를 보면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느끼는데 모두가 마스터가 될 수 없기에 이 괴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로 웨이스트 개념을 느슨하게 풀어야 합니다.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상황은 결코 존재할 수 없으므로 단일 소재로 된 포장, 분리하여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 사용 만으로도 충분히 제로 웨이스트를 잘 실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장전경2.jpg

더 피커는 NO포장, YES대화

<더 피커>는 고객들이 필요한 만큼만 구매를 할 수 있도록 벌크 방식(포장하지 않고 진열하는 방식)으로 진열되어 있다. 그래서 처음 방문한 고객들은 얼마큼 사 가야 하는지 감을 잘 못 잡는다고 한다. 기존의 백화점, 대형마트에서처럼 규격화되어있는 포장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 단골들은 각 식재료에 맞는 전용 용기를 구비하고 있을 만큼 <더 피커>만의 판매 방식에 푹 빠졌다. 그렇게 그들은 각자만의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었다.

 

계산 후에도 제품을 담아 갈 수 있는 비닐봉지나 종이 가방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당황스러워했던 고객은 없냐고 묻자 포장 없는 판매 방식을 추구하면서 매장을 시작했기 때문에 의아해하셔도 수긍은 해주십니다. , 구매 시간이 깁니다. 어떻게 보면 포장을 신뢰의 기준으로 인식할 수 있는데 포장이 없다 보니 고객과 판매자 간 대화가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생산되고 유통되며 식재료를 구매할 때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데 마치 옛날 시골 장터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송경호 대표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그리고 이것이 처음 오는 일회성 고객보다 단골 고객이 많은 이유라고 말했다.

 

<더 피커>는 유통 과정도 특별하다. 소분하여 포장을 하는 체계적인 방식과 달라 제로 웨이스트 유통은 추가 비용이 들어 굳이 따지면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더 피커>는 기업농보다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취급하는 소규모 생산자와 주로 거래를 한다. “형태가 작으면 작을수록 생산, 유통, 포장 방식에 대한 전환이 굉장히 유연해 요청을 드리는 즉시 원활하게 진행됩니다.” 하지만 제로 웨이스트 매장이 늘어나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생산자 입장은 버거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식재료를 취급하는 제로 웨이스트 숍이 많지 않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제로 웨이스트 매장은 급속도로 많아지고 있는데 반해 뜻을 같이하는 생산자들의 수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기존의 방식을 전환하거나 구조적으로 이러한 생산자들이 많이 등장해 균형이 맞았으면 합니다.”

 

송경호 대표는 언젠가 인터뷰에서 중소상공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기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질문하니 이것이 제로 웨이스트 숍이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제로 웨이스트 숍의 형태를 벗어나는 것이 목표. “제로 웨이스트 숍의 존재가 교육적 측면에서 몹시 중요하기는 하지만 쓰레기에 대한 해결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제로 웨이스트라는 용어가 탄생했기 때문에 해결 과정이라면 굳이 제로 웨이스트 숍이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제로 웨이스트적으로 자연스럽게 운영되는 중소상공인들이 많아져야지 기존 시장과 제로 웨이스트 숍의 공존이 지속되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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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위생, 환경의 삼각관계

현재 우리나라의 포장 규제는 엄격하다. 조금이라도 가공이 되는 식품, 화장품, 위생용품 등 잘못 사용하면 큰 위험을 불러오는 제품들은 포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여기서 사용되는 포장재는 폐기물을 불러온다. 안전, 위생, 환경이 같이 공존할 수 있는 교집합 지대를 찾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자율적 포장을 요구하는 소비자, 기존의 위생과 안전 가치를 포기할 수 없는 법, 소비자의 요구와 법 사이에서 갈등하는 기업. 많은 시도와 고민을 송경호 대표는 함께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낳는 문제점들을 건강하게 전환하고 싶습니다. 환경 문제, 폐기물 문제는 시스템화 속에서 나타난 문제들입니다. 작은 매장에서 일어나는 대화, 관계,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 대의적인 활동 등을 잘 구현하다 보면 좀 더 건강한 자본주의가 가능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소비, 자본주의를 이야기하면 차갑게 느끼지만 따뜻한 소비문화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소통이 단절된 시대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작은 매장에서 고객들과 나누는 따뜻한 대화를 행복해하고 자신의 요구에 흔쾌히 응해주는 생산자에게 깊이 감사함을 표하며 제로 웨이스트라는 모호한 개념을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한 분야의 선구자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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